SK브로드밴드가 앞으로 5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우선적으로 IPTV 서비스인 Btv의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SK텔레콤 사업총괄을 맡았었다. 그는 “연평균 1조원씩 5조원을 투자하겠다”며 “2021년까지 유무선 미디어 가입자 기반을 270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매출도 4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매출은 2조9430억원이었다.
투자는 커버리지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지금 시급한 투자는 커버리지 투자”라며 “시스템 자체가 선진화돼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적용이 바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는 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는 규모를 늘려 85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부터는 1조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체된 IPTV 가입자 수에 대해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옥수수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국내 옥수수 가입자는 1100만명 수준이다. 2021년에는 가입자를 2050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국내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해외로 규모 있게, 빨리 나갈 수 있도록 뜻을 같이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생각”이라며 “논의가 진행 중인 곳도 있어 조만간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와 Btv의 연동도 확대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Btv를 통합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개방해 케이블TV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이 사장은 “집 안 셋톱박스가 미래 IoT(사물인터넷) 기술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IoT와 미디어가 연결되는 분야가 SK브로드밴드가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의 T커머스 서비스는 분사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T커머스는 전문 인력들이 특화된 서비스를 해야 하는 부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만간 분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분야는 제작 업체와 손을 잡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지난해 옥수수가 방영한 웹드라마 ‘1%의 어떤 것’은 600만명 넘게 시청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는 자체 드라마 제작 개수를 6개로 늘리고 투자 금액도 40∼50%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SK브로드밴드의 기세 “5년간 5조 투자”
입력 2017-03-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