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코트에도 봄이 찾아왔다. 2016-2017 시즌 정규리그는 오는 14일 막을 내린다. 매 경기 높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포스트시즌에선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남자부 3개 팀의 베테랑들은 ‘봄 배구’에서도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절대 1강으로 떠오른 대한항공 레프트 김학민(34)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 54.81%를 기록했던 김학민은 이번 시즌엔 6일 기준 56.82%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세분하면 후위공격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시간차공격 2위, 퀵오픈 3위, 오픈공격 4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특유의 탄력 있는 점프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공격을 구사하고 있는 김학민은 “나는 오래 뛰진 못한다. 하지만 단거리는 항상 1등이다. 후배들이 날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다”며 웃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김학민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임무를 완수한다”며 “능력도 뛰어난데다 열정도 대단해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나이가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한다”고 칭찬했다.
2위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38)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플레잉코치이지만 현역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여오현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번 시즌 여오현을 교체 없이 전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여오현은 세트당 평균 2개의 디그(상대팀 공격을 받아내는 리시브)를 잡아내 5위에 올라 있다. 역대 디그 성공(4472)과 리시브정확(6561개), 수비성공(1만1033개)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여오현은 45세까지 현역으로 뛰겠다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스피드 배구’는 여오현의 활약이 있었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
3위에 자리 잡은 한국전력에서 빛을 발하는 베테랑으로는 센터 윤봉우(35)를 꼽을 수 있다. 윤봉우는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다. 플레잉코치로 뛰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경기에 출전하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8경기 51세트 동안 28득점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현대캐피탈은 윤봉우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윤봉우는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지난해 6월 14년간 몸담았던 현대캐피탈을 떠나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윤봉우는 한국전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7일 기준으로 세트당 평균 0.61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속공 성공률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윤봉우는 속공으로 ‘쌍포’ 바로티와 전광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국전력은 윤봉우의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 덕분에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대한항공 김학민·현대캐피탈 여오현·한국전력 윤봉우 ‘봄 배구’에서도 맹활약 예고
입력 2017-03-07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