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듯 아닌 듯… 효과는 블록버스터급

입력 2017-03-08 00:00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지난달 선보인 콘셉트 영화 ‘장옥의 편지’ 한 장면. 브랜드 홍보 웹 드라마를 2013년부터 선보인 삼성의 지난해 네 번째 작품 ‘긍정이 체질’. 롯데면세점이 제작한 웹드라마 ‘첫 키스만 일곱 번째’ 포스터(왼쪽부터).각 업체 제공

기업들의 브랜드를 웹 무비나 웹 드라마 등에 녹여 광고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팅이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여서 거부감이 없고, 호화캐스팅에 스토리까지 갖춰 내놓는 작품마다 반응이 폭발적이다.

사드 부지를 내준 롯데가 중국의 보복에 시달리고 있지만 롯데면세점의 웹드라마 ‘첫 키스만 일곱 번째’를 찾아보는 중국인들의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7일 “웹드라마를 공개한 지 3개월이 지나 조회수가 떨어질 때가 됐는데도 요즘 중국에서 하루 조회수는 2000∼3000건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키스만 일곱 번째’는 지난해 11월 말 네이버TV캐스트, 유튜브, 페이스북, 유쿠(중국), 웨이보(중국) 등에 티저 영상을 공개한 지 5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억건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지우, 이준기, 박해진, 지창욱, EXO 카이, 2PM 옥택연, 이종석, 이민호 등 초호화 한류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여주인공이 면세점 여직원인 만큼 자연스럽게 롯데면세점이 광고된다. ‘2016년 유쿠 유저가 선호한 핫한 웹드라마’를 수상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팅이 활기를 띠게 되자 유명 감독들도 제작에 나서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지난달 16일 공개한 ‘네스카페 바리스타’ 콘셉트의 웹 무비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와이 슌지가 감독을 맡았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이와이 순지 감독은 “한국에서 언젠가 반드시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두나와 김주혁이 부부로 출연한 ‘장옥의 편지’는 4편으로 구성돼 있다. 아픈 시어머니, 가부장적인 남편, 반항아 자녀와 함께 사는 전업주부 배두나. 커피머신에서 내려받은 한 잔의 커피로 위안을 받는 배두나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동안 소비자들은 은연중 커피머신의 존재를 기억하게 된다. 대사는 한국어지만 일어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일찌감치 웹드라마를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을 시도한 삼성은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다. 2013년 ‘무한동력’을 시작으로 ‘최고의 미래’(2014년) ‘도전에 반하다’(2015년)를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11월에 공개한 6부작 ‘긍정의 체질’은 이병헌이 감독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엑소의 도경수. 출시 한 달 만에 40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삼성의 웹드라마에는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과 자사 브랜드 제품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그려 청년층들에게 인기가 높다.

롯데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7일 “브랜드 콘셉트를 담은 웹 무비나 웹 드라마는 일반 광고로는 힘든 브랜드의 메시지나 가치,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 “TV 광고나 지상파 드라마의 PPL보다 투자비도 저렴하고 광고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