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호 첫판부터 충격패

입력 2017-03-07 00:52
오승환이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 개막전에서 8회초 2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복병 이스라엘에 패하며 1라운드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개막전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대 2로 패했다.

한국은 1라운드 통과를 위해선 반드시 이 경기를 잡아야 했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네덜란드를 다음에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 경기에서 패한다는 것은 낭떠러지로 내몰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스라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한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8명, 6명의 투수를 내보내는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스라엘에 패하며 이제 한국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1라운드를 통과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한국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제구가 흔들렸다. 볼넷을 무려 8개나 내줬다. 선발 장원준(두산)부터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회가 문제였다. 장원준은 선두타자 네이트 프리먼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잭 보렌스타인에게 커브를 던지다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로 내몰렸다. 코디 데커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를 자초했다. 결국 타일러 크리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1실점했다. 그래도 마음의 안정을 찾은 장원준은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장원준은 4이닝 2피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을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WBC 개막 경기에 대한 부담 탓에 제구력이 흔들렸다. 이날 65개의 공을 던져 볼이 28개나 됐다. 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하며 자기 몫을 다했다.

이후 나온 심창민과 차우찬, 원종현, 이현승도 제구가 흔들렸지만 한국은 김 감독의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위기를 돌파했다. 그런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한국은 5회 선두 타자 허경민(두산)의 볼넷과 김재호(두산)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다. 속 타자 이용규(한화)가 보내기 번트에 실패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서건창(넥센)이 이스라엘의 세 번째 투수 제레미 블라이시를 두들겨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계속된 1사 1, 2루 찬스에서 한국은 중심타선인 김태균(한화)과 이대호(롯데)가 나란히 내야뜬공으로 물러나며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내보내는 강수를 뒀다. 오승환은 최고 시속 150㎞의 돌직구와 시속 130㎞대 슬라이더로 이스라엘 타선을 요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연장이 되자 마무리 임창용(KIA)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1사 후 보렌스타인에게 볼넷을 내준 뒤 라반웨이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3루를 허용했다. 임창용은 다음 타자인 8번 크리거를 투수 앞 뜬 공으로 잡은데 이어 9번 스콧 버챔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2루수 서건창이 잡은 공을 1루로 던지지 못했고, 결국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결승점을 내줬다.

이스라엘 에이스 제이슨 마르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올린 투수답게 노련한 투구로 3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봉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