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말레이시아 대사 맞추방 ‘보복’

입력 2017-03-07 00:48
북한 외무성이 모하마드 니잔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대사에게 7일 오전 10시까지 북한을 떠나라고 통보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 북한대사를 추방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김정남 암살 이후 극한 대립을 이어온 양측 관계는 이제 단교(斷交)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 외무성은 6일 “주조(주북한) 말레이시아 특명전권대사를 외교 관계에 관한 빈협약의 해당조항에 준해 ‘환영할 수 없는 인물’로 결정했다는 것을 알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대사는 본국 소환명령에 따라 이미 지난달 귀국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강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이날 오후 추방했다. 강 대사는 출국에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42년의 친선 관계 역사에 부합되지 않게 극단적 조처를 한 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와 함께 오는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 최종예선에 자국 축구팀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도 통보했다. 하미딘 모하마드 알리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은 “이 시기에 말레이시아인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 4발을 연속 발사한 것은 한·미 연합훈련에 힘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론 등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1일 한·미 연합훈련 개시 이후 도발 위협을 지속해 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을 방어하는 966대연합부대를 찾아 ‘싸움 준비’를 지시한 데 이어 총참모부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잇따라 “초강경 대응 조치로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존 미사일을 (자신들의) 동계훈련 겸 한·미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커드나 노동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도발수위를 정한 것을 미뤄보면 훈련기간 중 추가 도발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