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와 비행거리를 감안하면 준중거리미사일(MRBM)로 평가된다.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한 무력시위용 성격이 짙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1000㎞ 정도인 점을 들어 ‘노동미사일’ 또는 스커드 개량형인 ‘스커드-ER’이나 지난달 12일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혹은 이를 개량한 신형 MRBM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오전 7시34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미사일 4발을 발사하자 군 당국은 긴장했다. 동창리는 장거리미사일 발사장이 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2분 뒤인 7시36분 우리군 탐지자산인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더와 지상배치 그린파인레이더는 북한 미사일의 궤적을 포착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레이더에 포착된 미사일은 최고 고도 260㎞로 올라간 뒤 1000여㎞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 4개의 궤적은 모두 비슷했다. 정상적으로 발사됐다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ER의 비행궤적과 유사하다. 합참은 일단 ICBM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ICBM은 한꺼번에 여러 발을 발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미사일들은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다. 4발의 미사일은 모두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한반도에 대한 증원전력이 제공되는 곳이 바로 일본 내 미군기지다.
북한이 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비행거리가 비슷한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둠형 발사’를 했을 수도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북극성-2형이나 이를 개량한 신형 미사일을 기존 미사일과 섞어 발사해 우리군의 혼선을 유도하려 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한 북극성-2형은 개발이 끝나지 않아 개발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비슷한 궤적의 미사일과 함께 발사했다는 추정이다.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10분 안에 연속적으로 각각 각도를 달리해 발사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통상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때 비슷한 방향을 겨냥했다. 미사일이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정밀성 시험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방향을 겨냥해 짧은 시간에 연속 발사했다. 한꺼번에 여러 곳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극성-2형을 낮은 각도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탄두 무게를 무겁게 했다면 저각 발사를 해도 비행거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며 “북한이 고각 발사와 저각 발사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드 무력화를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이 미사일들을 고각 발사하면 한반도 남쪽을 공격할 수 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北 미사일 4발 발사… 駐日 미군기지 겨냥한 무력시위 ‘사드 무력화도 노려’
입력 2017-03-06 17:56 수정 2017-03-06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