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공격라인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2선 공격 자원은 경고 누적과 부상, 부진, 이적 등 여러 이유로 울상을 짓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인 대표팀 소집 명단을 짜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나마 K리그 공격수들이 개막전부터 맹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경기에서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 이란(3승2무·승점 11)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3승2패·승점 9)과 승점차가 1점에 불과해 안심할 수가 없다.
한국은 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 28일 시리아와의 홈 7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9, 10차전의 상대가 본선 티켓을 다투는 이란, 우즈베키스탄이기 때문에 한국은 후반기 초반 승점을 많이 벌어 놔야 한다. 하지만 최상의 전력 구축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일단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설 수 없다. ‘쌍용’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요즘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무릎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재활 중이다. 이르면 12일 헐 시티와의 정규리그 28라운드에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긴 공백으로 체력과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청용은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해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교체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월 프랑스 리그앙 디종에 입단한 권창훈은 새 팀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집중하기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이 믿고 있었던 이재성(전북 현대)은 지난 3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훈련하던 중 왼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최대 두 달 정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측면과 2선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재성의 부상은 슈틸리케호에 큰 타격이다.
중국은 현재 최종예선에서 2무3패로 사실상 본선 진출이 희박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중국 사령탑에 오른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포기를 거부하며 한국전 필승의지에 불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월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와 A매치 경기를 치렀고 조직력 강화를 위해 13일쯤 대표팀을 조기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확인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팀들의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들과 지난 5일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2017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 등을 관전했다.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도 지켜보고 옥석을 고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6일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선수를 소집해 컨디션을 점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2선 공격수 대체 후보로는 이근호(강원 FC)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근호는 지난 4일 상주 상무와의 리그 개막전부터 멀티골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김민우(수원)도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멋진 왼발 터닝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까지 J리그 사간 도스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기량은 여전했다. 이들의 활약은 힘겨운 중국 원정을 앞둔 슈틸리케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탈 난 선원들… 슈틸리케호, 中 출항 괜찮나
입력 2017-03-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