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자영업 대출금 밀물… 제조업은 썰물

입력 2017-03-06 17:37
극심한 불황으로 부동산 임대업과 자영업 등에 대출이 몰렸다. 반면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분야 대출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6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현황을 보면 은행과 비은행기관을 포함한 대출은 서비스업에서만 12조7000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 가운데 구체적으로 부동산·임대업이 6조원, 자영업으로 대변되는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이 2조1000억원, 금융·보험업은 2조5000억원 대출이 늘어났다.

저성장기 담보가 확실한 부동산업에 1차로 대출이 몰려 직전 분기 대비 3.5%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창업이 늘면서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분야의 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 위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대출 증가와 달리 제조업 대출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9조3000억원이 줄어 12월 말 현재 324조3000억원의 대출 잔액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출자전환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기타운송장비 분야 대출이 4조9000억원 줄어드는 등 음식료품을 제외한 전 제조업종이 대출 감소를 보였다. 건설업 분야도 경기 둔화 요인으로 4분기 1조6000억원 대출이 줄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3조6000억원 줄어든 반면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2조7000억원 늘었다. 불황에 은행권 대출심사가 강화되며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일부 전이된 결과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