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보물섬’ 81년 만에 시민품으로

입력 2017-03-06 20:34
천혜의 원시림이 가득한 경남 거제 지심도가 81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거제시는 시민들과 함께 지심도를 자연과 생태,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 명품 섬으로 만들 계획이다. 거제시 제공

천혜의 원시림을 간직한 경남 거제 지심도(只心島)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일제 강점기인 1936년 당시 병참기지로 이용되며 섬 주민이 강제 이주하고 군에 수용된 지 81년 만이다.

거제시는 오는 9일 지심도 활주로에서 소유권 반환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지심도는 면적 0.356㎢, 길이 1.5㎞, 너비 500m의 섬이다.

지심도 소유권 반환은 권민호 거제시장을 비롯해 시민들이 똘똘 뭉쳐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5년 5월 거제시는 지심도 소유권 이전을 위해 시민의 뜻을 모아 지심도 이관 추진팀을 구성하고 2006년 8월 5만여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2008년 8월 제17대 국회 임기 만료로 청원서가 폐기되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이 중단됐고 시민들은 큰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2010년 7월 제7대 거제시장에 취임한 권 시장은 지심도 소유권 이전을 핵심 공약 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듬해인 2011년 6월 국방부에 지심도 관리권 이관을 건의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던 지심도 이전의 불길이 살아났다.

국방군사시설인 해상시험소 운영 등으로 이관이 불가하다는 국방부의 답변을 받은 권 시장은 지심도 소유권 이전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2012년 3월 해군참모총장을 시작으로 국방부 장·차관 등 국방부 관계 기관을 수없이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했다.

이런 노력이 통했을까. 국방과학연구소는 지심도 해상시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전제조건으로 거제시에 요구했고, 이에 권 시장은 적합한 부지 물색을 위해 주말에 직원들과 함께 직접 해안선 곳곳을 누비며 서이말 지역을 이전 장소로 선정했다.

권 시장의 집념과 열정으로 2013년 6월 마침내 국방부·거제시·국방과학연구소 3자간에 ‘지심도 소유권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권 시장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지심도 소유권 이전 동의를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문했고, 설득과 노력 끝에 2014년 11월 환경부로부터 동의를 받아냈다. 이어 지난해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지심도 해상시험소를 일운면에 있는 서이말 기지로 신축 이전을 마무리했다.

권 시장은 “거제시민의 소망과 염원이던 지심도 소유권이 81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시민들과 함께 지심도를 자연과 생태,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섬으로 만들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