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리포트-안희정] 소통 “좋아요” vs 실적 “글쎄요”

입력 2017-03-07 00:00
충남도의회 의원들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도정 리더십 장점으로 ‘소통’을, 단점으로 ‘성과 부족’을 꼽았다. 여야 도의원 모두 안 지사가 현안을 대화로 풀어가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추진력’에 대해선 의문을 표시하는 의원이 많았다. 특히 대권 행보로 인한 도정 공백 불만이 컸다.

국민일보가 6일 충남도의원 40명에게 안 지사의 리더십 장점을 설문한 결과 소통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언변’ ‘친화력’ ‘인품’ 등도 뒤를 이었다. 도정 운영 스타일이 합리적이라거나 상대방에 대한 포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상위권에 올랐다. ‘스킨십’이 좋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 같은 평가는 여야 의원 모두에게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의원은 “일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가는 게 장점”이라며 “마음을 건드리는 뭔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국당 의원도 “나이 많은 의원들에게 예의 바르고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며 “의회 관계를 비교적 원만하게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도의회에서 모멸감을 주는 질문이 나와도 화내지 않고 잘 견뎌낸다”며 “안 지사가 ‘그렇게 일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소통’을 장점으로 거론했던 여러 의원들이 ‘말이 어렵다’는 단점을 함께 꼽았다. 한 도의원은 “연설을 들어보면 너무 추상적이어서 딱 손에 잡히는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대화하려는 모습은 보였는데 실제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뤄졌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성과’ 점수는 낮았다. 내세울 만한 치적이 많지 않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행정 경험이 부족해 주요 정책들을 제대로 끌고 가지 못했다”거나 “추진력이 부족해 결과물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 등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실제 행동보다 말이나 구호가 앞선 측면이 있다. 말로 그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현안이 발생했을 때 도지사가 직접 현장을 뛰는 모습을 많이 못 봤다”는 비판도 내놨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도민 실생활에 와 닿을 정책이 부족해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권 행보에 치우치다 도정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한 의원은 “양손에 떡을 들고 둘 다 먹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 도의원은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주요 자리에 ‘전라도 6인방’이니 ‘4인방’이니 하는 얘기까지 나온다. 측근 기용이 심하다”고 했다.

특별취재팀=전웅빈 문동성(정치부) 김판 양민철 임주언(사회부)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