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재단(이사장 임원순 목사)이 ‘목자카페’ 설립 감사예배를 드렸다. 우리 교계에서 원로목회자를 위한 쉼터 공간이 마련되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목자카페에서 열린 예배에서 ‘원로목회자’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 ‘국가안정과 평화통일’ 등의 제목으로 합심 기도를 드렸다. 탄핵정국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마무리되게 해달라는 기도도 이어졌다.
재단총재 한은수 감독은 설교를 통해 “목자카페는 영리를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며 “교계 원로들의 영적 성장을 위한 정보교류의 장이 될 것이며 한국교회 재도약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6㎡(29평) 규모의 카페에는 소그룹예배나 공연·전시·발표회 등을 위한 음향·조명 시설과 작은 무대가 설치됐다. 기독교 서적과 안마기가 마련돼 사랑방 기능과 만남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원로목회자들이 순번을 정해 운영하는 카페에선 각종 차와 다과, 죽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원로목회자를 위한 예배가 열리며, 자원봉사자들의 이발봉사나 의료봉사도 진행된다.
재단대표회장 이주태 장로는 경과보고에서 “원로목사님들을 섬기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지만 카페 개설은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처음 카페 얘기를 꺼냈을 때 ‘실제 운영이 될까’ ‘주변에 커피숍이 많다’ 등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제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결정이란 말까지 들렸다.
하지만 재단은 지난해 말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지구촌교회(김진옥 목사) 후원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카페오픈에 대한 기대와 반응이 커졌다. 원활한 카페운영을 위한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재단이사장 임원순 목사는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하신 원로목회자님들께 더 큰 쉼터를 제공해드려야 하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명예회장 이상모 목사는 “재단 측에 무어라 감사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목자카페는 원로목사님의 고귀한 신앙의 산물이 전수되고 이어져가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재단 측은 원로목회자회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회관을 건립해 원로목회자를 위한 수요예배와 기도처소, 성경상담 지도, 복리후생, 취미활동 등의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원로목회자들은 소위 ‘소외계층’에 속할 만큼 은퇴 후 복지대책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예배에 참석한 민승(79) 목사는 “갈데없는 은퇴목회자들이 모인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교회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노(老)병사들은 변함없이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며 한국교회의 성장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후원계좌 하나은행 278-910019-56204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02-2213-4258).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교회 위해 헌신한 원로목회자들의 쉼터
입력 2017-03-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