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액이 150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수년 사이 체크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신용카드를 상회하고 있다. 불황 장기화로 ‘알뜰 소비족이 늘면서 체크카드 이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액이 150조원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2015년 131조원이었던 데 비하면 1년 사이 14.5% 넘게 성장했다. 이용액은 신용카드(596조원)의 4분의 1을 넘었다.
발급장수는 1억848만장으로 신용카드의 9564만장을 1284만장 앞질렀다. 2014년 1분기 기준 9813만장을 기록하며 처음 신용카드를 앞지른 이래 격차를 늘리고 있다. 신용카드는 2014년까지 잠시 감소세였다가 다시 늘고 있지만 증가폭은 체크카드보다 뒤처진다.
체크카드 사용이 늘어난 건 최근 소비행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1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체크카드 일평균 결제건수는 1747만건으로 전년 대비 18.0% 늘었지만 건당 결제액이 2만4342원으로 3.5% 감소했다. 씀씀이가 자잘한 소액결제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 사람들이 소비 자체를 스스로 일정한도로 제한하기 위해 체크카드를 찾는 면이 있다”면서 “예전보다 소액을 쓰는 경우가 잦다보니 신용카드가 부담스러워 체크카드를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2007년부터 소득공제 혜택 등 지속적으로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내왔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소득진작 등이 목적이었다. 여기에 은행과 카드사가 경쟁에 돌입하면서 혜택이 증가했다. 이전보다 신용카드 발급이 까다로워진 것도 소비자들이 옮겨오는 데 한몫했다.
다만 한해 10%가 넘기도 하던 체크카드 발급장수 증가율은 지난해 3%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정훈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체크카드 시장도 이제 폭발적 성장보다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한동안 지금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알뜰족’ 사랑받은 체크카드… 작년 이용액 150조 돌파
입력 2017-03-07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