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2017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공식 개막전. 경기장을 찾은 3만4376명의 관중은 시즌 첫 ‘슈퍼매치’에 열광했다. 통산 80번째 슈퍼매치의 주인공은 양 팀의 ‘뉴 페이스’ 김민우(수원)와 이상호(서울)였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서울과 2016년 FA컵 우승 팀 수원은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기선을 제압한 쪽은 수원이었다. 3-4-2-1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김민우는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아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입단한 김민우는 일본의 사간 도스 시절(2010∼2016년) 우수한 경기력을 뽐내 홈팬들에게 ‘레전드’라는 칭송을 들었다. 김민우는 측면에서 윙어는 물론 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수원은 김민우와 염나탄(염기훈-조나탄)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서울의 포백을 흔들었다. 그리고 강한 전방 압박으로 서울의 공격을 차단했다. 서울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장기인 측면 돌파가 통하지 않았고, 최전방 공격수 데얀에게 연결되는 패스의 질도 좋지 않았다.
공수에서 엇박자를 내며 전반 내내 고전했던 서울은 후반들어 수원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서울은 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윤일록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날아온 프리킥이 혼전 상황에서 자기 쪽으로 볼이 흘러오자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골문으로 돌진하던 이상호는 오른발을 갖다 대 골을 만들어 냈다. 올 시즌에 앞서 수원에서 서울로 이적한 이상호가 친정 팀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서울은 후반 볼 점유율에서 앞서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역전골을 뽑아내진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상대 미드필드 플레이를 막기 위해 김민우를 공격적으로 기용했고, 염기훈을 주로 차단할 것을 대비해 왼쪽에 새로운 선수를 뒀다. 전반은 원하던 플레이가 나왔는데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승부로 끝나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상대에 적응을 하기 전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며 “경기 전 이상호에게 차분하게 경기를 하라고 주문했다. 의욕이 앞섰지만 다행히 후반에 냉정을 되찾았다. 앞으로도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이날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김진수(전반 39분)와 김신욱(후반 48분)의 득점포를 앞세워 2대 1로 이겼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이 출범한 2013년 이후 5년 연속 개막전 승전보를 전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팀의 핵심 이재성이 전남전을 앞두고 가진 팀 훈련에서 종아리뼈에 실금이 간 부상을 당해 최대 두 달 동안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강원 FC는 지난 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난적 상주 상무를 2대 1로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두 선수는 강원 이근호와 정조국이었다. 후반 14분 이근호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정조국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려 첫 골을 넣었다. 이근호는 후반 42분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려 멀티골을 기록했다.
김태현 기자
김민우·이상호 ‘장군멍군’… 슈퍼매치 무승부
입력 2017-03-0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