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을 왔다가 연락이 두절돼 실종신고까지 한 대만 여대생 장운이(江芸儀·19)씨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교도소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된 장씨가 경찰에 “내가 붙잡힌 사실을 대만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장씨가 지난달 15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자금 400만원을 뽑아 대만에 있는 조직으로 보낸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경찰에 붙잡혀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장씨는 “한국에서 돈을 뽑아 조직으로 보내라”는 대만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지난달 14일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음날 잡혔다. 장씨는 이날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낸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불안해진 장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5일 대만 당국에 딸이 한국에서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대만 언론과 SNS에는 “딸이 ‘어떤 회사가 10만원을 준다고 했다’며 한국으로 간 뒤 행방불명됐다”는 장씨 어머니의 인터뷰가 퍼졌다. 한국에선 ‘사라진 장씨를 찾는다’는 전단지(사진)가 온라인으로 확산됐다. 양국의 일부 네티즌은 직접 장씨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는 교도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씨보다 이틀 먼저 한국에 온 다른 대만 여성도 지난달 14일 보이스피싱에 가담해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한국서 실종 대만 여대생 찾고보니… 보이스피싱 혐의로 교도소 수감 중
입력 2017-03-0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