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쓸어담던 中 큰손 매수문의 뚝

입력 2017-03-05 18:36
사드(THAAD) 배치 여파가 국내 부동산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해 거침없이 국내 토지를 사들인 중국인들의 매수 문의가 줄어들면서 서울 명동과 구로동, 가리봉동 등의 부동산 지형도도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KB금융경영연구소의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중국 교포 포함)은 국내에서 262만㎡의 땅을 사들였다. 기타 국가(101만㎡), 미국(97만㎡), 일본(11만㎡) 투자자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는 전체 국토의 0.2%에 해당하는 총 2억3220만㎡(총 10만5413필지)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국인 소유는 1685만㎡(2만208필지)로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르다. 중국인이 매입한 땅은 2011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국내 거주 중국인(101만명) 50% 이상이 거주 중인 수도권의 토지 구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내 중국인 보유 토지 면적은 19만3557㎡로 2년 만에 34%가량 증가했다. 구로동이나 가리봉동에 사는 중국 동포들이 돈을 벌어 해당 지역 상가나 주택 등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 논란 이후 문의가 확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공통된 반응이다. 구로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말마다 중국 교포나 중국인들이 토지뿐 아니라 상가 매물을 보러 10명 정도는 끊임없이 들렀는데 최근에는 30% 정도 문의가 줄었다”며 “모두가 대놓고 얘기는 안 하지만 사드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리봉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도 “거래의 60∼70%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했는데 발길이 끊기면서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분별한 외국인 투자 증가의 영향을 사전에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