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순방키로 하면서 사드(THAAD)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사드 배치의 주요 당사자인 미국이 직접 중국을 설득해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지지통신과 산케이신문은 5일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 것을 비롯해 한·중·일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방문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지난달 순방에 이은 한 달 만의 방문이다.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들어선 후 이처럼 고위 관료가 연이어 동북아를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틸러슨 장관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요 관심사다. 그간 중국은 사드 배치의 주요 축인 미국을 배제한 채 한국을 상대로 공세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미국 역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알리시아 에드워즈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북한의 명백한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조치”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에서도 틸러슨 장관이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직접 설명하고 보복 조치에 대한 자제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방문에서 틸러슨 장관은 한·중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틸러슨 장관의 방문에도 중국이 쉽게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틸러슨 美 국무, 17일부터 韓·中·日 순방
입력 2017-03-05 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