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경제 성장률 목표 6.5% 정도”… 25년 만에 최저

입력 2017-03-06 05: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2기 5차 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기립해 있다. 리 총리는 정부 공작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리 총리는 또 시 주석을 ‘핵심’으로 6번 지칭해 시 주석 1인 권력 체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AP뉴시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지난해 6.5∼7%로 목표 구간을 설정했던 것에 비해 하향 조정된 것으로 1992년 6% 목표치 이후 25년 만에 최저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2기 5차 회의 개막식에서 정부 공작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5% 정도로 정하고 실제 사업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6.7% 성장하며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치마저 6.5%로 제시하면서 중국 경제가 ‘바오치’(保七·7% 성장)를 포기하고 본격적인 중속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 기조는 성장률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 속 구조개혁으로 요약될 수 있다. 리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 기대목표는 경제 법칙과 객관적인 실제에 부합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중요 목적은 취업을 보장하고 민생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선 올해 재정적자율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GDP의 3%로 유지하기로 했다. GDP 상승에 따른 전체 재정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2000억 위안 늘어난 2조380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지만 무리한 경기 부양은 자제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시중 통화 공급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지난해 13%보다 1% 포인트 낮아진 12%로 제시했다. 대신 과잉생산 업종을 중심으로 한 ‘공급 구조개혁’은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석탄 생산능력은 1억5000만t, 철강은 5000만t 줄이기로 했다. 도시 신규 취업자 수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100만명 많은 1100만명으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관심을 모았던 국방예산 규모의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례적인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 국방비 규모를 대외에 공표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다만 푸잉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방예산 증가폭에 대해 “재정부가 제공한 수치에 따르면 7%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는 전체 GDP의 1.3% 수준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증액 수준을 한 자릿수(7.6%)로 내리면서 올해 10% 이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무리한 국방예산 증가가 자칫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공표된 예산 외에 은폐성 군사예산을 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캐나다 칸와디펜스리뷰의 편집장 안드레이 창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쏟아부은 수십억 달러도 하이난 개발비 예산에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