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주일 사이 24.6원이나 오르는 등 출렁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내외 금리 차이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위협이 커진다.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3일 시카고 경영자클럽 행사에 참석해 “이달 회의에서 고용률, 물가상승률이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 금리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모호한 화법을 애용하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직접적인 인상 가능성 언급이다. 옐런 의장에 더해 스탠리 피셔 부의장,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금리 결정권을 가진 인사들이 속속 3월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4∼15일 열린다. 미국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서 ‘3월 인상’ 확률은 94%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 인상 예고만으로 시장금리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5거래일 만에 0.20% 포인트 뛰었다. 글로벌 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국내 채권시장도 지난주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4% 포인트 올라가는 등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4월 환율조작국 지정 리스크’와 관련해 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1주일 만에 24.6원이나 올라 지난 3일 1156.1원에 마감했다. 1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연 3.39%로 지난해 12월보다 0.10% 포인트 올라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본격적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 0.5∼0.75%다. 이달에 0.25% 포인트 조기 인상을 감행하면 연 0.75∼1.00% 수준이 된다. 한국의 기준금리(연 1.25%)와 불과 0.25% 포인트 차이를 두게 된다. 연준이 올해 3차례 인상을 예고했으므로 수개월 내 한국과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
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유출 우려가 폭증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평소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정책금리의 실효 하한을 상승시킨다”고 말해 왔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이란 ‘안전판’으로 버틴다고 해도 자본유출 우려에 맞대응하려면 한은도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은 2000년대 이후 시차를 두고 미국의 금리 조정 기조를 따라가는 흐름을 보여 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기획] 옐런 “미국 금리 3월 조정 적절” 국내 자본 해외 유출 위협 커져
입력 2017-03-05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