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랑으로 거듭나 조국에 떡과 복음 전합니다”

입력 2017-03-06 00:00
프라산느 목사(왼쪽), 아상카 기대봉사단

복음의 불모지에 가까운 스리랑카에서 ‘떡과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현지인들이 있다. 스리랑카는 인구 2230만명 가운데 불교도(70.0%)가 제일 많고 힌두교도(12.8%) 무슬림(8.5%) 기독교인(8.3%)이 뒤를 잇고 있다.

프라산느(52·디코위타교회) 목사는 수도 콜롬보의 15구역 빈민촌인 디코위타에서 목회를 하며 어린이개발사업(CDP)과 유치원, 방과후학교, 지역주민을 위한 위생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교회에서 만난 프라산느 목사는 부인, 딸과 함께 어린이 20여명에게 음악과 미술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예배당 내부 전면 벽에는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Jesus Christ is Lord)’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는 “주민 상당수가 어부다. 교육 정도가 낮아 술과 마약 등에 노출돼 있다”며 “이곳 주민들에게 인생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산느 목사는 청년 시절 탕자로 살았다. 1982년 미국 뉴욕에 갔다가 ‘어둠의 세계’에 빠져 마피아 밑에서 일했다. 친구가 총에 맞아 숨지자 심적 갈등을 겪다가 스리랑카 기독교인 친구의 끈질긴 기도와 설득으로 10년 만에 미국 생활을 청산했다. 조국으로 돌아온 그는 랑카바이블칼리지(LBC)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90년대 후반, 고향인 디코위타에 맨손으로 교회를 세웠다.

이곳은 콜롬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하천 옆에 있는데다 지대가 낮아 비가 오면 침수되는 집들이 많다. 프라산느 목사도 3년 전까지 나무판자로 만든 사택에 살았는데, 침수가 잦아 집안에 물고기가 살 정도였다.

기아대책과 연결된 것은 ‘해피센터’를 운영하는 권혁 전영선 기아대책(기대) 봉사단 부부를 7년 전 만나면서다. 프라산느 목사는 인근 빈민촌에서 한국인 부부가 스리랑카 어린이를 위해 일한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아 나섰다. 이후 협력관계를 맺었고 6년 전부터 CDP를 시작했다. 3년 전 전주 에덴교회(김정한 목사)의 도움으로 새 교회당을 건축해 예배공간과 사택, 유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라산느 목사는 “CDP 사역으로 아이들이 변하면서 부모들까지 교회에 나오게 됐다”며 “어린이와 교회 신자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궁금해 교회를 찾는 지역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상카(37) 기대봉사단은 콜롬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마투가마 지역에서 ‘평화유치원’을 운영 중이다. 유치원에서 만난 그는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하며 한국어로 인사했다. 그는 “주민들 중에 차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일당이 한국 돈 5000원밖에 안 된다”라며 “유치원이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미술 음악 신앙 교육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상카 기대봉사단은 2004년 한국에 근로자로 일하러 왔었다. 대구의 공장 등에서 일하며 대구평화교회(고경수 목사)에 다녔다. 교회의 사랑과 돌봄 속에 감동을 받아 고국에 돌아가면 봉사하며 복음을 전하기로 다짐했다. 2012년 9월부터 한국에서 만나 결혼한 중국인 부인과 함께 기대봉사단 훈련을 받았고 2013년 1월 스리랑카로 돌아왔다. 그는 기아대책 파송 외국인 2호 봉사단이다.

마투가마는 그의 고향이다. 19∼20세기 영국의 식민지배 당시 인도에서 이주한 힌두교 배경의 타밀족들이 많이 산다. 이들은 대부분 차밭에서 일한다. 아상카 기대봉사단은 진흙으로 직접 유치원을 지어 운영하다 대구평화교회의 후원으로 지금의 유치원을 마련했다. 현재 3∼6세 어린이 18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차밭 근로자들은 교육과 거리가 멀다”며 “자녀들이라도 적정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콜롬보·마투가마(스리랑카)=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