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에서 은퇴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3·연세대·사진)는 “앞으로도 리듬체조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4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필승주체육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리듬체조는 그동안 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배웠던 것을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전수해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손연재는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아닌 23살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선수가 아닌 학생으로서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자신을 괴롭혀 온 악플에 대해서도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손연재는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 좋은 시선들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오히려 그런 시선 덕분에 더 노력해서 실력을 키우고자 했고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11살의 나이에 2005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초등부 리듬체조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성인 선수들을 제치고 국내 최정상에 올랐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무대도 두 차례 경험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2012 런던올림픽 결선에 진출해 5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아시아선수 최초로 개인종합 4위에 올랐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러시아와 미국, 영국 등에서 리듬체조 유망주들을 상대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며 선수생활의 기로에서 고민하다 지난달 19일 소속사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의 뜻을 전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17년의 기억을 돌이켜봤을 때 리우올림픽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가장 뜻 깊고 의미있는 대회였다”고 회상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체조요정’ 손연재 “악플? 실력 키우는데 동기부여 됐다”
입력 2017-03-05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