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은행 가기 힘드셨죠! 이젠 저녁시간에 들르세요”

입력 2017-03-05 18:40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A씨.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을 수차례 방문했지만 대기인이 너무 많아 번번이 포기하고 사무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결국 A씨는 전세자금 대출 신청을 위해 반차를 내야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저녁까지 영업을 하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면서 직장인들의 고민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5일 금융원게 따르면 KB국민은행은 4월 중 국내 금융권 최초로 100여개 지점에서 은행 이용시간을 저녁 7시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처럼 100개 이상 지점에서 은행 영업시간을 연장 운영한 적은 없었다.

지난해 12월부터 국민은행은 고객 서비스 확대와 근무 여건 향상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 모델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시범 운영을 통해 모델별 효율성을 검증하고 고객 요구를 반영, 올해 전면 시행을 검토한다는 취지였다. 시범 운영 모델은 시차 출퇴근제, 2교대 근무제, 애프터뱅크(AfterBank), 아웃바운드라운지 등 총 4개 모델이다.

특히 근무시간 2교대 시범 운영의 경우 일찍 출근하는 직원과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이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함께 근무해 대기고객의 불편을 줄였다. 일찍 출근하는 직원은 오후 4시에 창구업무 마감 후 일찍 퇴근하도록 했고,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은 오후 7시까지 창구 업무를 하고 퇴근할 수 있도록 했다. 유연근무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간에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에 국민은행은 영업점과 점주권 환경을 고려하여 영업시간을 두 가지(10시∼17시, 12시∼19시) 형태로 다양화하는 애프터뱅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영업점 운영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데 경영진과 직원 모두 공감하고 노사 간 오랜 시간 논의를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지점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추후 확대 시행을 통해 고객의 편리한 은행 이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