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번 타자는 무조건 타율이 높고 출루율이 높아야 한다”며 자신이 ‘필승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3일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은 새로운 시대를 열 1번 타자를 뽑아야 한다”며 “홈런도 치지만 타율이 낮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는 1번 타자감이 아니다”고 말했다.
야구용어에 빗대 꾸준히 대세론을 형성해온 본인의 강점을 드러낸 것이다. 탄핵정국에서 지지율이 치솟았다가 최근엔 10% 밑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이 심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선의’ 발언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읽힌다.
문 전 대표는 또 “1번 타자 역할은 무조건 출루해서 2·3·4번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야구에서 1번 타자의 출루가 선취점을 얻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지지율 1위인 본인이 정권교체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보수가 총결집해도, 무슨 공격을 퍼부어도 이길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며 “준비가 덜 됐거나 검증이 되지 않았거나 흠결이 있으면 안심할 수 없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각 후보별로 17분간 주어진 ‘주도권 토론’(상호토론)에서도 안 지사나 이 시장 대신 최성 고양시장에게 첫 번째로 질문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주도권 토론 때 문 전 대표에게만 17분 중 12분을 할애하며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최 시장은 안 지사의 대연정론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안 지사가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향해 ‘명분 없는 이합집산’,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읽기도 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안 지사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안 지사는 “모든 선배들이 탈당하고 ‘철새 정치’를 할 때도 당에 남았고, 감옥도 다녀왔다”며 “그런 저를 철새 정치인으로 의심하는 건 슬픈 얘기”라고 말했다.백상진 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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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1번 타자는 타율 높고 출루율도 높아야”
입력 2017-03-04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