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이 3일 베일을 벗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가공할 타력 등 완벽한 공수 조화를 보여 예상대로 막강한 전력을 뽐냈다. 화려한 메이저리거 스타들을 대거 보유해 한국의 1라운드 A조 경계대상 1호라는 표현이 무색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거를 총출동시켜 상무와 연습경기에 나섰다. 전날 한국 대표팀에 4대 1로 이긴 상무를 11대 1로 몸 풀 듯 완파했다.
네덜란드는 처음으로 빅리거들이 포함된 ‘완전체’ 전력을 가동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빅리거를 무려 5명이나 포함시켰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와 젠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레인저스),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이 출전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소속으로 201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인 60홈런을 터트린 우타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4번 타자로 나섰다.
네덜란드 타선은 전날 한국 대표팀을 3안타로 꽁꽁 묶었던 상무 마운드를 장단 16안타로 맹폭했다. 볼넷도 7개나 고르는 등 선구안도 좋았다. 네덜란드는 후반 빅리거들을 빼고 백업 타자를 대거 기용했다. 이들은 7회 4점을 뽑은 데 이어 8회에도 2점을 추가, 주전과의 차이를 못 느끼게 했다.
네덜란드의 두터운 마운드도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는 총 9명의 투수에게 1이닝씩 이어 던지게 했다. 우리 팀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주요 선발 자원은 아꼈다. 하지만 모두 마이너리그나 독립리그에서 뛰는 투수임에도 실점은 단 1점에 그쳤다.
상무 선발로 나온 LG 트윈스 출신 임지섭은 “변화구의 경우 밋밋하게 들어온다 싶으면 배트가 자신 있게 나간다. (한국 투수의) 직구 구속이 시속 140㎞ 초반이 나오면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상무 박치왕 감독은 “네덜란드가 공격·수비·주루를 모두 갖춰서 긴장해야 한다. 실수나 요행을 바라기는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를 지켜본 한국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실력은 우리보다 위”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의 막강한 전력을 접함에 따라 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장원준과 양현종 원투 펀치를 이스라엘과 대만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타선은 4일부터 특타를 할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무시무시한 화력… 네덜란드 베일 벗었다
입력 2017-03-03 18:17 수정 2017-03-03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