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정치행사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대표 자리를 민간 기업인들이 급속도로 채워나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중국 부유층 분석기관인 후룬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양회 대표들 중 돈이 많은 상위 200명의 재산 총액이 3조5000억 위안(약 586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스웨덴과 벨기에의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하는 결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 당시 집계(1조6400억 위안·약 274조원)와 비교해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양회 200대 부자의 재산이 급증한 것은 민간 기업인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공산당이 2002년 민간 자본가를 받아들인 후 이들의 재산이 그동안 불어난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은 영향력 강화와 권한 확대를 위해 기업인을 대거 수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인대 3000여명 중 기업인은 20%다. 인터넷 업체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과 위챗을 만든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 휴대전화 업체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 등 억만장자가 대표적이다.
현지 기업인들은 양회 대표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공산당 핵심 인사와 교류할 수 있고 애국심과 충성심을 증명해 각종 혜택을 얻는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다. 양회가 공산당 지도부 위주로 운영돼 기업인에게 큰 권한이 없는 데도 대표가 되려고 하는 이유다. 이때만큼은 시 주석이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으로 바짝 낮추던 기업인들이 몸을 일으킨다.
양회는 매년 3월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정협은 3∼13일 열리고 2000여명이 참석한다. 전인대는 5∼16일 진행되고 3000여명이 자리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중국식 정경유착? 전인대 대표 20%는 기업가들 상위 200대 부자 재산 586조
입력 2017-03-03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