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문재인 겨냥 “나는 속은 사람”

입력 2017-03-03 17:53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도 탈당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나는 소위 ‘속은 사람’”이라며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 전 대표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에서 당이 기필코 (경제민주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구성원 중 열의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경제민주화나 포퓰리즘 뜻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말 붙이면 다 되는 줄 알고 얘기하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은 그 정도 수준이니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의원회관에서 문 전 대표 캠프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도 잠시 만났다. ‘함께 경제민주화 정책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대표는 “거기 1000명이나 되는 공약 개발단이 있는데 거기에 첨가할 말이 있겠느냐”며 부인했다.

자신의 탈당설이 불거진 것에 대해선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이 끝나면 새로운 정치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걸 다 참고해야 무슨 결심이든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서 내가 판단해 (탈당을) 하면 하는 것이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의 동반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동반 탈당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본인이 직접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에는 “내가 무모하게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탄핵 결정 이후 행보를 묻는 질문엔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결심을 하면 그때 설명하겠다.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현 정국을 “현실적으로 양분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다음 정부는 나라를 하나로 묶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국회 현실을 보면 연립정부가 성립 안 되면 국정을 끌어가기 매우 어렵다. 정권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은 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