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희망찾기-파브리병] 손발 통증·설사로 일상생활 곤란, 세계인구중 4만명당 1명꼴 발생

입력 2017-03-05 18:56
“손과 발이 타는 듯한 통증과 설사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희귀질환인 ‘파브리병(Fabry disease)’. 지난 2015년 문근영과 육성재 주연의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유전질환인 파브리병이 주인공들의 혈연관계를 보여주는 소재가 되기도 했다.

파브리병은 비정상적인 지방물질인 당지질 대사에 필요한 알파-갈락토시다제(alpha-galactosidase) A(이하 GLA)’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 효소가 부족하면 다른 당지질들의 축척을 유발, 신체 내 다양한 세포의 기능저하를 초래해 심혈관질환, 뇌졸중, 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파브리병은 유전질환으로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된다. 이는 알파-갈락토시다제 A를 만들어내는 유전자(GLA)가 성염색체 중 하나인 X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브리병의 원인 유전변이를 가진 여성의 경우, 이 유전변이를 자녀의 성별과 관계없이 물려줄 수 있는 확률은 아들, 딸 모두 50%다. 남성이 그럴 경우, 이 유전변이는 딸에게 100% 유전되며 아들에게는 유전되지 않는다. 세계인구 4만명 당 1명꼴, 의학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지난 2012년 기준 약 80가계 미만의 100명∼120명 미만의 환자가 진단받은 상황이다.

파브리병은 신경계, 눈, 심장, 신장, 피부 등 전신에 걸쳐 임상 증상이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과 징후들은 일상생활 능력 감소, 운동 및 여가활동 능력 감소, 체중 감소 등 삶의 질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파브리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세포 내 당지질의 축적이 태아 시기부터 시작돼, 장년기까지 점진적으로 세포와 장기들이 파괴돼 점차 질병이 악화된다. 이 질환은 지속적인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해 30대에서 50대에 걸쳐 말기신부전증에 걸릴 수 있다. 원인불명의 말기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중인 남성 환자 중 0.2∼0.3%가 파브리병 환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파브리병 자체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 뒤늦게 진단되거나 진단이 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후 파브리병으로 진단받기 까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된다. 치료를 받지 않은 남성 환자의 평균 수명은 50세에 불과하고, 남성 평균 인구 수명보다 25세 단축되는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파브리병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파브리병은 DBS(Dried Blood Spot) 검사방법 등 혈액 검체를 이용한 효소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파브리병 치료는 부족한 효소를 대체시키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을 통해 GL-3이 축적되는 것을 감소시킴으로써 신체의 장기가 손상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신장과 다른 장기에 있는 혈관을 포함해 여러 가지 종류의 세포에 나타나는 지방의 축적을 줄여줄 수 있다.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감소시킴으로써 신체의 장기가 손상되는 것을 예방한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파브리병에 의해 피부에 생긴 혈관각화종(Angiokeratomas)은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위장관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저지방식이를 하고 식전에 소화제와 항구토제를 투여한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