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일대, 4차산업혁명 기지로 부활한다

입력 2017-03-03 00:05
서울 세운상가군 일대가 제조업 기반 4차 산업혁명의 전략적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오는 8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사이를 공중으로 연결할 세운보행교(왼쪽 사진)와 옛 초록띠공원 자리에 들어설 세운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1970∼80년대 우리나라 전자·전기산업 부흥을 이끌었으나 이후 침체기에 빠진 서울 세운상가 일대 44만㎡가 제조업 기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전략적 거점으로 조성된다.

청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이 입주해 장인들의 기술과 결합하고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기술을 적용, 실험·개발부터 제품 제작과 상품화까지 이뤄지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세운상가 옥상에서 협력기관, 세운상가 소유자, 임차인,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세운상가군이 청년들의 혁신성, 기술장인들의 노하우, 미래기술이 결합해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운상가를 재생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올해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청년 스타트업과 메이커의 창업 기반과 성장을 지원할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 씨즈, 팹랩서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4대 전략기관의 입주공간이 이날 문을 열었다. 장기간 비어있던 아세아상가 3층(약 630㎡)에는 인큐베이팅 공간이, 지하 보일러실(약 165㎡)에는 제작·창작활동이 이뤄지는 제작소가 마련됐다.

5월에는 세운∼대림상가 구간 보행데크 옆 난간 쪽에 29개의 창업공간으로 이뤄진 ‘세운 메이커스 큐브'가 들어선다. 이곳에는 드론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 제작·창작시설과 세운전자박물관 등 전시·체험공간이 들어서며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창작·개발 활동을 하게 된다.

이어 8월에는 각종 문화·편의시설이 선보인다. 세운상가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서울옥상)가 들어서고 세운전자상가와 세운청계상가 사이에는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가 다시 설치된다.

종로 큰 길에 접한 옛 초록띠공원은 세운광장으로 탈바꿈하고 지하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와 유적을 살펴볼 수 있는 문화재전시관이 들어선다.

세운상가군 앞 옆의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은 산업과 주거, 문화가 복합된 공간으로 점진적으로 개발된다. 특히 높이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체됐던 세운4구역(3만2223.7㎡)은 2023년까지 역사적 자산과 도심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중앙에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28만㎡ 규모로 들어선다. 역사건물 8채와 옛 골목길 등 도시조직 일부는 보존된다.

시는 이날 네덜란드 KCAP의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를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시는 연내 각종 심의 및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세운4구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