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연정론과 리더십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직격탄을 날리자,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어떻게 적폐 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3일 예정된 민주당 첫 대선 경선 토론회를 앞두고 기선 제압용 전초전을 벌인 셈이다.
안 지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정당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묶어서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그 당에 대한 동질감을 높일 수 있느냐는 것이 정치적 리더십”이라며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은 정치, 진영 논리로는 오늘의 대한민국 과제를 풀 수 없다. 개혁과제에 동의하면 자유한국당이든 그 누구와도 협상할 수 있다”며 대연정론을 거듭 강조했다. 확장성 부족, 패권주의 비판에 휩싸인 문 전 대표 대신 자신이 외연 확장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이다. 또 최근 세를 결집하고 있는 당내 비문(비문재인) 의원에 대한 구애로도 해석된다.
‘집안싸움’을 자제해 왔던 문 전 대표도 이번에는 정면으로 맞대응했다. 문 전 대표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적폐 청산이 국민의 요구 과제인데 적폐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어떻게 적폐를 청산할 수 있겠느냐”며 대연정론을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분열 극복과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것은 적폐를 제대로 청산한 토대에서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리더십 지적에 대해서도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다”며 “경쟁 후보들이 제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Active-X) 등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히며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0대 청년들에게 연간 130만원의 청년배당(기본소득 100만원+토지배당 3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청년공약을 내놨다. 이 시장은 서울혁신파크에서 청년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금 시대의 청년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기성세대보다 꿈이 사라졌다”며 “미래가 암담한 세대”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1만원 보장, 노동경찰관(근로감독관) 도입을 통한 ‘열정페이’ 금지방안도 제시했다.
민주당 첫 경선 토론회는 3일 오후 6시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뤄진다. 2시간 동안 진행될 토론회는 후보별로 17분씩 할당받는 ‘주도권 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전 대표는 일자리 대통령, 준비된 후보, 맏형 리더십을 주요 전략 포인트로 삼고 있다. 안 지사는 협치와 타협을, 이 시장은 개혁 선명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사진=윤성호, 최종학 선임기자
안희정 “한국당도 연정 대상” vs 문재인 “적폐세력과 손잡나”
입력 2017-03-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