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권 복심’ 드러냈다?

입력 2017-03-02 18:11 수정 2017-03-02 21:25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 인사말 중 일부가 대권 도전을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사람이 마음으로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다”라는 잠언 16장 9절을 인용했다.

해당 구절은 자신의 뜻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소명이 부여될 경우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황 권한대행이 성경 구절을 인용해 대권에 대한 자신의 본심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해당 내용은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는 없었으나 연설 직전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3·1절 기념사는 미리 배포한 연설문과 조사 몇 군데만 달랐다.

추가된 다른 문구 역시 대권 도전과 연결돼 해석됐다. 황 권한대행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설명하는 문장에 “기독자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라는 세 어절을 추가했다. 해당 부분을 추가하면서 권한대행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보다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황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 의사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에는 황 권한대행 팬클럽 ‘황대만’(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이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권한대행도 얼마든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탄핵 결정 전에 출마 결정을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임팩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과도한 해석이란 지적도 있다. 오랜 기간 믿음을 가져온 입장에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당 정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이 이날 본회의 도중 황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 간 대권 경쟁을 의미하는 듯한 필담을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황’이란 큰 글자 아래 ‘생존’, ‘홍’ 작은 글자 아래 ‘근접’ 등 단어가 적혀 있다. 박 사무총장은 “두 분을 대선 주자로 모시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길 이종선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