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와이파이, 항공업계 새 수익원 될까

입력 2017-03-03 00:0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 항공사가 기내 와이파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안전 문제도 남아 있어 항공업계가 고민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 도입하는 차세대 항공기 A350-900 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대한항공도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제선 등을 중심으로 기내에서 인터넷이 가능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양대 항공사는 이미 2005년부터 1년가량 기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시행했었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추진한 커넥션바이보잉(CBB)을 이용했다. 그러나 수익성 문제로 CBB가 철수하면서 자연스레 서비스도 중단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이었고, 인터넷 연결 속도도 느려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전 세계 145개국 6920명의 승객을 대상으로 항공여행의 질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기내 와이파이가 꼽히는 등 수요가 급증하자 다시 한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약 20개의 항공사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국내 상황은 한참 늦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도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인터넷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현재 시간당 10.95유로(약 1만3000원), 24시간에 19.95유로(약 2만4000원)로 요금을 매기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지만 문제는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구심과 ‘수익을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와이파이 서비스가 휴대전화를 이용한 폭탄테러의 위험성이나 항공기 조종 시스템 해킹 가능성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협의를 거쳐 가격을 낮춰보겠지만 서비스 차원을 넘어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