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 주최 행사에서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재닛 옐런(사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예상보다 빠른 인상 가능성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도 잦아들고 외환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3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5월과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췄다. 이는 최근 연준 ‘매파’들의 잇따른 발언 때문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3월 금리 인상 명분이 뚜렷해졌다”고 발언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이날 발간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도 “미국의 경제활동이 ‘점진적’ 또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이달 중 인상할 경우 한은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다음 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은이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금리를 인상하는데 우리는 낮추면 기준금리 역전현상에 따른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한은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금통위에서 8개월 연속 만장일치로 연 1.25%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6월에 이뤄진다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골드만삭스,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기업 구조조정이나 주택경기 둔화 등이 경기를 침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은이 한 차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미국과의 실질금리 차이가 줄었기 때문에 두 차례 이상 인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경기 상황만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면 낮춰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이라는 변수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가 오르더라도 환율이 내려가면 금리를 유지해도 되지만 환율이 오르면 자본유출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며 “4월 환율보고서 이슈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월 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얻으며 달러화 가치가 올랐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0원 오른 114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28일 달러당 1130.70원으로 4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다시 1140원 선을 회복한 것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기획] 무르익는 3월說… 외환시장 출렁
입력 2017-03-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