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 개신교 지도자 200여명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지인 독일에서 콘퍼런스를 갖는다. 오는 10월 6∼7일에는 독일국제교회네트워크 주최로, 7∼9일은 한국 개신교 주최로 열린다. 장소는 마르틴 루터가 금식기도하며 성경을 탐구했던 독일 에어푸르트 루터수도원이다.
한국 개신교 목회자 초청을 위해 내한한 콘퍼런스 공동대표 장광수(53) 목사는 최근 인터뷰를 갖고 “유럽은 한국교회의 영성과 열정을, 한국은 유럽 개신교의 역사적 경험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한국은 유럽의 교회사를 통해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비전교회와 만하임교회 담임, 미국 월드미션대학교 유럽디렉터, 본월드미션 유럽대표를 맡고 있다. 23년간 현지에서 사역하며 한국은 물론 유럽 목회자들과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독일교회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50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기념행사를 하면서 개혁을 고민해 왔습니다. 반면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유적지를 방문하는 데 그치는 것 같아 대안을 찾게 됐습니다.”
독일교회가 개혁을 위해 외부 자극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장 목사는 “프랑스는 개신교 신자가 1%, 영국은 예배출석자가 2.5%에 그친다”면서 “이들은 대안으로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는 이주민 교회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영성 열정 실력 등을 고루 갖춘 한국교회를 눈 여겨 보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는 열정과 영감은 있지만 지성이 부족하고 중국교회는 인적 자원은 많은데 체계가 미흡합니다. 이와 달리 한국교회는 여전히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목회자들도 엘리트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장 목사는 “이들에게 콘퍼런스 공동 개최를 제안했더니 다들 기뻐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과 유럽의 교회가 협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콘퍼런스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목회자 및 신학자 100명, 한국의 목회자 및 신학자 100명이 참석한다. 강사는 독일의 세계적 선교신학자인 피터 바이어하우스 전 튀빙겐대 교수와 김명혁(강변교회)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 등이다.
이들은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는 새로운 목회패러다임을 모색한다. 행사에 앞서 관련 질의와 답변을 미리 받아 자료집도 만든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한·독 연합 콘서트도 개최한다.
그는 “이번 일정에 이어 내년엔 프랑스, 2019년엔 영국, 2020년엔 한국에서 콘퍼런스를 열기로 했다”며 “이 콘퍼런스가 이 시대 종교개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메일: ffvc@hanmail.net, 카카오톡 ID: europevision).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루터의 수도원’에서 새 목회 패러다임 모색
입력 2017-03-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