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드러그스토어 시장 공략 새 무기는 ‘부츠’

입력 2017-03-02 18:31
이마트 드러그스토어 ‘부츠’ 명동 중앙점 조감도. 이마트 제공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서 ‘분스’로 고전했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영국 업체 ‘부츠’로 다시 도전장을 낸다. 헬스·뷰티 상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커지자 글로벌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하남점과 서울 중구 명동에 ‘부츠(Boots)’ 공사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이마트는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지난해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부츠는 영국 1위 드러그스토어 브랜드로 11개국 1만31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신세계그룹은 2012년 ‘분스’를 통해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매년 적자를 내며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매장 수는 600개가 넘고 매출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왓슨스’와 롯데 ‘롭스’가 있지만 이들 매장은 각각 100개 남짓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제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의 중요성도 커졌다.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하면서 업체들은 저마다 자체기획 브랜드(PB) 상품을 내놓고 가성비 높은 제품이나 협업 제품들을 선보이며 브랜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후발 주자인 부츠는 당장 차별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매장은 대형전문점, 기본형, 콤팩트형 등 3가지로 나누고 뷰티, 헬스케어, 식음 등 상품 비중을 매장 크기와 상권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여기에 이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피코크’ ‘센텐스’ 등 자체기획(PL) 상품들을 갖춰 기존 드러그스토어와 다르게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매년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정 부회장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서도 부츠로 설욕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에 화장품 전문 편집숍 ‘슈가컵’을 오픈하기도 했다. 중저가 브랜드부터 럭셔리 뷰티 제품까지 총망라했고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도 론칭했다. 이마트는 기존 분스와 슈가컵을 부츠로 일원화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매장 위치에도 반영됐다. 먼저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스타필드하남에 상반기 중 매장을 연다. 또 서울 중구 명동 신한금융센터 빌딩에 명동본점을 3분기 중 개점한다. 부츠 명동본점이 들어서는 곳 바로 옆 블록에는 올리브영 명동본점이 위치해 있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때 반드시 가야 하는 ‘쇼핑 명소’로 인기가 높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