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머니’ 돌풍에 K리그 ‘역습’

입력 2017-03-03 05:00

‘중국 슈퍼리그의 초강세와 일본 J리그의 선전, K리그의 반격’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예선 초반 성적표다. K리그 4개 팀(FC서울·수원 삼성·제주 유나이티드·울산 현대)은 1라운드에서 1무3패라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선 2승1무1패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K리그는 ‘황사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와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한 J리그에 한 발 뒤져 있지만 판세를 뒤집을 만한 여력은 보여줬다.

2라운드가 끝난 현재 K리그 4개 팀 가운데 조 선두에 오른 팀은 없다. G조 수원(2무·3득점 3실점)과 H조 제주(1승1패·4득점 2실점)는 2위에, E조 울산(1승1패·6득점 2실점)과 F조 서울(2패·2득점 6실점)은 3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16 K리그 우승 팀인 서울의 몰락은 가장 큰 이변이다. 서울은 상하이 상강과의 홈경기 1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데 이어 우라와 레즈와의 2차전에선 2대 5로 참패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 해체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 ACL에서 13골을 터뜨렸던 아드리아노가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하자 황선홍 서울 감독은 데얀이나 박주영을 원톱으로 내세운 4-1-4-1 시스템을 승부수로 들고 나왔다. 하지만 파괴력은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7위에 그쳤던 수원은 나름 선전했다. FA컵 우승 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수원은 지난 1일 열린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 2로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선 우위를 보였다. 수원의 2골은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세밀한 전략 끝에 나와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줬다.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광저우 에버그란데 감독도 경기 후 “수원의 세트피스가 정말 좋았다”며 감탄했다.

울산과 제주 역시 1차전에서 패했지만 2차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가장 위협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이고 있는 리그는 슈퍼리그다. G조 광저우 에버그란데(1승1무·9득점 2실점)와 H조 장쑤 쑤닝(2승·3득점 1실점)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F조 상하이 상강(2승·6득점 1실점)은 2위에 올라 있다.

슈퍼리그 3개 팀은 6경기에서 5승1무로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다. 굴라트와 앨런(이상 광저우 에버그란데), 알렉스 테세이라(장쑤 쑤닝), 헐크·오스카(상하이 상강) 등 스타 선수들은 엄청남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슈퍼리그는 지난달 28일 마감된 겨울 이적시장에 무려 3억3100만 파운드(약 4645억원)의 이적료를 쏟아 부었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억1500만 파운드)의 1.5배에 달한다.

J리그의 역습도 만만찮다. F조 우라와는 9득점 2실점이라는 완벽한 공수조화를 보이며 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E조 가시마(1승1패·3득점 2실점)는 2위, G조 가와사키(2무·2득점 2실점)와 H조 감바 오사카(1승1패·4득점 4실점)는 3위다.

J리그 팀들은 패스 연결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화려한 기술 축구를 구사해 왔다. 하지만 이런 전술이 ACL에서 통하지 않자 이번 시즌엔 패스 축구에 단단한 수비와 역습을 더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