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이야기] 오늘도 통일의 모판에 씨를 뿌린다

입력 2017-03-03 00:01

1995년 가을 탈북민을 상담해달라는 한 경찰관의 전화를 받은 것이 계기가 돼 탈북민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하나님의 강권적 역사로 50대 중반에 신학교에 갔고 2007년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의 80%는 청년이고 그 중 절반은 탈북 청년들입니다. 통일이 영토와 제도, 사람의 통일이라는 과정으로 이뤄진다면 우리 교회는 통일의 마지막 단계인 ‘사람의 통일’이 이뤄지는 교회입니다.

탈북민 대부분은 한국에 입국할 때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교회를 떠납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교회가 입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론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며 무시하고 차별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써 유대인과 이방인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예수 안에는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별이 없습니다. 남북한도 없습니다. 모두가 한 형제고 자매입니다.

우리 교회는 예수님 안에서 모두 한 가족인 공동체입니다. 한 탈북 청년이 어버이날에 “목사님 북에서 온 저희를 가족으로 품어주시고 이끌어주신 은혜에 항상 감사합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기도하고 도움을 주시는 성도님들이 계셔서 웃음과 소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었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메일을 받은 순간 탈북민 사역을 하면서 어려웠던 일들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탈북민은 도와줘도 고마워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며 약속을 잘 지지키 않아 사역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도행전 1장 8절을 보면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했습니다. 힘들면 가지 말라는 각주가 없습니다. 북한은 어떻게 보면 사마리아고 땅 끝일 수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시면 나와 그분이 연합했기 때문에 기쁨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다 같은 사명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믿는 자들도 시대와 장소에 따라 하나님의 부르심이 다릅니다. 모세의 사명은 출애굽, 여호수아와 갈렙은 가나안 입성, 사도바울은 이방인 선교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사명은 일제 신사참배에 반대하는 것이었습니다. 분단시대의 한국교회가 해야 할 사명은 바로 통일과 북한선교입니다.

지금 남북한 상황을 보면 통일이 언제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있는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외면하실 리 없습니다. 저는 반드시 통일이 될 것을 믿습니다. 그날이 되면 우리교회 청년들이 북한 곳곳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북한 재건의 선봉대로 일할 것입니다. 통일의 그날을 위해 오늘도 남북한 청년들과 함께 통일과 북한 복음화의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조요셉 물댄동산교회 목사

약력=△고려대 △한국학대학원 철학박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새일아카데미 이사장 △예수전도단 북한선교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