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주자들이 3·1절을 맞아 둘로 갈라진 ‘광장 정치’에 힘을 보탰다. 야권 주자들은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에, 여권 일부 주자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촛불광장 지킴이’를 자처하며 야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이었고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행사에 검정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나왔다. 상하이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백범 김구 선생을 연상케 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문 전 대표는 독립운동가의 후손 김시진씨를 만나 “청산하지 못한 친일세력이 독재세력으로 이어지고 민주공화국을 숙주로 삼아왔다”며 친일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촛불집회에 참석해 “비폭력과 평화를 무기로 촛불혁명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3·1운동 이후 자랑스러운 100년 역사 속에 김구 선생도, 이승만·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다 있다. 그들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며 “자긍심을 갖고 100년의 역사를 받아들이는 게 대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서울 중구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했다. 그는 “지금은 헌법과 법의 지배를 회복할 때”라며 “모든 국민이 헌법 절차에 따르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범여권 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구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하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울산 문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3·1절 서울에는 태극기 부대와 촛불 시위가 극한 대립을 해 나라가 완전히 두 동강 났다”며 “이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3·1절 정신에 대한 해석은 여야 정당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야권은 박 대통령 탄핵이 순국선열의 뜻을 이어받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여권은 분열과 갈등을 끝내고 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상진 이종선 기자 sharky@kmib.co.kr
野 주자는 촛불집회로… 與 주자 태극기집회로
입력 2017-03-02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