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가 주도한 대구의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98주년 3·1절을 맞아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인근에 세워졌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대구시, 중구는 1일 오전 2·28공원 인근 인도에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임시로 소녀상을 설치했다. 소녀상은 대리석 받침대를 포함해 가로 2m, 세로 1.6m, 높이 1.23m 크기다. 이날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념행사가 열렸고 오후 6시 2·28공원에서 제막식이 열렸다. 소녀상 바로 옆에는 모금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 모양 조각상이 먼저 설치됐다.
시민들은 소녀상 주변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소녀상을 보기 위해 할머니와 함께 찾아온 김민아(9)양은 동상 앞에 꽃다발을 갖다 놓기도 했다.
소녀상을 임시로 설치한 것은 그동안 소녀상 건립 장소를 놓고 민·관이 갈등을 빚어 합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유동인구가 많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동성로에 소녀상을 세우려 했지만 중구는 소녀상이 도로법상 도로점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추진위와 중구는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 협의회를 열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소녀상 설치 하루 전인 28일 극적으로 2·28공원 내 설치에 합의했다. 추진위는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녀상을 공원 안으로 옮길 계획이다. 대구시와 중구는 CCTV 설치, 청소 등 소녀상 관리를 맡고 예산 확보 등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2·28공원은 당초 추진위가 주장했던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200여m 떨어져 있어 걸어서 5분 거리이고 유동인구도 많다.
신효철(49) 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소녀상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추진위는 지난해 6월부터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1만171명의 시민이 서명했고 2200여명의 시민이 모금에 참여해 72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달구벌 두 번째 소녀상, 하루빨리 눈물 씻어줬으면…
입력 2017-03-01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