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운드에서 반드시 살아남아 도쿄로 가겠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에 참가하는 사령탑들이 필승을 다짐했다. A조에 속한 한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대만 등 4개국 감독들은 전혀 순위를 예측할 수 없다며 접전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모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WBC 서울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각 팀 감독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진지한 자세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WBC 서울라운드는 오는 6일 한국과 이스라엘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풀리그(팀당 3경기씩)로 치러지며 조 1,2위만 2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의 김인식 감독은 “네 팀의 전력이 비슷할 거라고 본다. 리그가 아닌 단기전이기에 매 경기가 결승전이 될 것이다”며 “실수를 조금 더 많이 하는 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WBC 대회에 세 번째 참가하는데 한국에서 야구를 하게 돼 기쁘다. 자국에서 열리는 만큼 야구팬들이 큰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은 역대 WBC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메이저리거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메이저리거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뿐이다. 김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 김태균을 꼽았다.
한국의 개막전 상대인 이스라엘은 복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베테랑들과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짧은 시리즈에선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16명의 다양한 투수가 있기에 잘 활용해서 좋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투수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짧은 기간에 치러지는 대회인 탓에 1,2위 팀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야구의 특성상 조화를 잘 이루는 팀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며칠만 지나면 A조의 경기 결과를 알게 될 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며 미소를 지었다.
뮬렌 감독은 팀플레이를 가장 중요시했다. 그는 “팀에 서로 다른 리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이 많다. 호흡을 맞춰볼 시간은 부족했지만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우정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이번에 우리 팀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키 플레이어는 린즈셩이다. 팀 전체에 굉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베테랑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각 팀 사령탑들은 고척스카이돔에 대해 만족감도 표했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보기 드물게 실내외가 모두 아름다운 야구장이다. 만족스럽다”고 했다. 뮬렌 감독은 “내부시설이 정말 훌륭하다. 이런 경기장에서 야구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입국한 궈타이위안 감독은 “일본의 도쿄돔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한국전에 나설 이스라엘의 선발투수는 정통 우완 제이슨 마퀴로 결정됐다. 마퀴는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118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좌완 장원준(두산)을 일찌감치 선발로 예고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도쿄行 안갯속… 사령탑 4인 모두 “예측불허”
입력 2017-03-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