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유럽 공략 차질 생기나… 슬로바키아 공장 파업 가능성

입력 2017-03-01 19:00 수정 2017-03-01 21:12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노사 간 잇단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기아차의 유럽시장 공략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다.

1일 현지 보도 등을 보면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노사는 최근까지 5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노조는 파업을 비롯한 쟁의 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조는 생산직과 관리직에 대해 각각 10%, 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직종 구분 없이 3.5%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은 수차례 협상 끝에 시간당 0.26유로(311원)의 야근 추가수당 인상에만 합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법인의 재정 상태와 생산 현황, 높은 노동생산성, 부가가치 등으로 볼 때 임금을 더욱 크게 인상해야 할 시기”라며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와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 수 3800명인 질리나 공장은 스포티지와 유럽 전략 모델 씨드, 벤가(모닝)를 만들어 영국 독일 등 서유럽 각지로 수출하는 유럽 생산 거점이다. 지난해 기아차 전체 생산량의 약 11%인 34만대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략을 이행하는 데도 차질이 생긴다. 기아차는 올해 유럽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5.6% 늘린 46만대로 잡았다.

기아차 측은 “질리나 공장 노조 가입률이 높지 않아 실제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본다”며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