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노사 간 잇단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기아차의 유럽시장 공략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다.
1일 현지 보도 등을 보면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노사는 최근까지 5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노조는 파업을 비롯한 쟁의 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조는 생산직과 관리직에 대해 각각 10%, 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직종 구분 없이 3.5%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은 수차례 협상 끝에 시간당 0.26유로(311원)의 야근 추가수당 인상에만 합의했다.
노조 집행부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법인의 재정 상태와 생산 현황, 높은 노동생산성, 부가가치 등으로 볼 때 임금을 더욱 크게 인상해야 할 시기”라며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와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 수 3800명인 질리나 공장은 스포티지와 유럽 전략 모델 씨드, 벤가(모닝)를 만들어 영국 독일 등 서유럽 각지로 수출하는 유럽 생산 거점이다. 지난해 기아차 전체 생산량의 약 11%인 34만대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략을 이행하는 데도 차질이 생긴다. 기아차는 올해 유럽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5.6% 늘린 46만대로 잡았다.
기아차 측은 “질리나 공장 노조 가입률이 높지 않아 실제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본다”며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기아차 유럽 공략 차질 생기나… 슬로바키아 공장 파업 가능성
입력 2017-03-01 19:00 수정 2017-03-01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