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女용의자 2명 ‘살인혐의’로 기소

입력 2017-03-01 18:05 수정 2017-03-01 21:27
김정남 살해에 직접 가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위 사진)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가 1일 말레이시아 세팡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재판은 아이샤가 먼저 출두해 증언하고 퇴정한 뒤 흐엉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두 용의자의 이동은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의 삼엄한 경호 속에 이뤄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흐엉은 방탄조끼까지 착용했다. AP뉴시스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 여성 용의자 2명이 말레이시아 법정에 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검찰은 1일 관할 세팡 법원에서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다른 용의자 4명과 함께 북한인 ‘김철’(김정남의 외교여권상 가명)을 살해한 혐의가 있다고 기소장에 명시하며 두 여성 용의자에겐 형법에 의거해 최고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두 여성이 법정에서 몰래카메라 촬영인 줄로만 알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사전 예행연습과 독극물의 독성 인지 등을 근거로 이들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 시신을 가족에게 넘기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고위급 대표단까지 파견해 시신 인도를 종용한 북한의 요청을 일축했다. 또 암살과 이에 사용된 화학무기 관련 정보를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나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이시이 하지메 전 일본 자치상과 1일 면담할 예정이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시이는 북한을 자주 왕래하며 김일성 주석과도 면담했던 인물이다. 김정남이 정치적 활동과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면담을 통해 독자적으로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하려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