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 최상석 초대 받은 이민자 범죄의 피해 유가족들

입력 2017-03-01 18:04 수정 2017-03-01 20: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키며 미소를 짓고 있다. 뒤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연설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어젠다를 정당화하기 위한 다양한 ‘손님’이 초대됐다. 트럼프는 연설 주제에 맞춰 한 사람씩 일으켜 세운 뒤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트럼프는 우선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논란이 확산된 점을 의식한 듯 불법체류자의 총격 및 폭력행위로 가족을 잃은 이들을 다수 초대했다. 불법체류자에 희생된 경찰의 부인, 17세 아들을 잃은 아버지 등 6명은 의원이 아닌 이들이 앉는 가장 상석(上席)인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옆자리에서 연설을 지켜봤다.

트럼프는 국방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지난 1월 말 예멘에서 알카에다 격퇴 작전 중 숨진 해군 네이비실 소속 윌리엄 라이언 오언스 중사의 부인인 캐린을 소개했다. 캐린이 일어나자 박수에 인색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전부 기립해 2분이 넘도록 뜨겁게 박수를 쳤다. 트럼프는 박수가 끝나자 “오언스가 하늘나라에서 아주 기뻐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번 박수가 여태껏 나온 기립박수의 최장 기록을 깼기 때문”이라고 말해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지난해 2월 숨진 앤터닌 스캘리아 전 연방대법관의 부인 모린 여사도 초청됐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자신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에 대한 인준을 빨리 해달라고 의회에 ‘압박’을 넣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이밖에 오바마케어 폐기 및 새로운 건강보험개혁안을 거론할 때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20세 여대생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고, 교육혁신을 강조할 땐 성공적인 교육과정을 마친 20대 흑인 여성이 모범사례로 각각 소개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