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호조세이지만 지나친 낙관 경계해야

입력 2017-03-01 17:27
2월 수출이 5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2% 증가하면서 2012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 수출이 완연한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지난달 수출 성장은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회복세와 정부의 수출구조 혁신 노력 덕분이란 분석이 있다.

수출로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우리나라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감소세에 맞닥뜨렸다. 2년간 연이어 마이너스 수출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58년 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해진 2월 수출 실적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하방 위험이 점증하는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정부는 3월 수출도 현재의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나 수출 회복의 속내를 꼼꼼히 따져보면 너무 낙관할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반도체나 석유제품 등 특정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게 문제다. 이들 품목의 수출은 유가 변동이나 관련 제품 수급 여건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신시장 수요 창출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따른 수혜 측면이 매우 크다. 작년 1, 2월의 수출이 워낙 저조해 조금만 늘어도 증가율이 크게 높아지는 기저효과 영향이란 지적도 감안해야 한다.

모처럼 맞는 수출 호조의 기회를 공고히 다지려면 늘 최악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자국 우선주의 정책,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상존하는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는 하나 둘이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의 현장 애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더 힘써야 한다. 결국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출부가가치율을 높이는 등 산업계 체질개선이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