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같은 ‘공원 결혼식’ 어때요?

입력 2017-03-02 00:03
마포구 월드컵공원 ‘소풍결혼식’에 제공되는 도시락 세트. 서울시 제공
봄과 함께 결혼식 시즌도 시작된다. 고비용에 천편일률적이고 시간에 쫓기는 결혼식이 불만이라면 야외 공원에서의 작은 결혼식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시는 친환경·저비용으로 야외에서 도시락 피로연을 즐길 수 있는 ‘공원에서의 작은 결혼식'을 올해 월드컵공원과 남산공원, 양재 시민의숲 등에서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는 ‘소풍결혼식’이 가능하다. 월드컵공원 내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앞 잔디밭에서 진행하는 소풍결혼식은 기존 가열식의 국물 위주 뷔페 대신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등 비가열식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특징이다.

시는 친환경 결혼 문화 정착을 위해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몇 가지 조건을 요구한다. 비가열식 음식 제공, 재생용지 청첩장 사용, 일회용 생화나 화환 자제 등이다.

지난해 진행된 소풍결혼식 비용은 평균 700만원 정도(하객 200명 기준)로 집계돼 일반결혼식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했다.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며, 9일부터 전화(02-300-5571)로 예약신청을 하면 된다. 서울 거주 예비 신랑 신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중구 남산공원에서의 전통혼례는 이색적이다. 남산공원 내 호현당에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원삼과 활옷, 사모관대 등을 차려입고 결혼식을 치른다. 서울시가 남산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고 결혼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올해부터 야외 결혼식 공간으로 제공한다.

공간이 크지 않아 하객 수는 100명 이내 소규모 결혼식장으로 운영한다. 또 피로연 없이 떡 또는 전통차 위주로 할 것(피로연 필요시 주변 식당 이용) 등 친환경 결혼식을 권장하고 있다.

남산공원 전통혼례는 4∼10월(7∼8월 제외) 매주 평일 1회, 주말 1회 운영한다. 예약접수는 13일부터 24일까지 상반기에 한해 신청을 받으며, 하반기는 7월 중에 접수할 예정이다.

서초구 양재 시민의숲은 1986년 개원 직후부터 야외 예식장을 무료로 운영해 왔다. 지난해 38쌍이 결혼식을 올렸고, 올해는 이미 55쌍이 예약을 마쳤다. 예약은 매년 1월 1일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하는데, 주말 결혼식의 경우 이틀 만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현재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과 겨울철 등에 한해 예약이 가능하다.

양재 시민의숲을 관리하는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가 약 2억5000만원을 들여 신부대기실과 휴게 데크, 야외 테이블 등을 설치하고 조경 공사를 보강해 결혼식장은 한층 편리해졌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