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소식이다. 그것도 참되고 기쁜 전갈이다. 톰 라이트는 이 책에서 기독교 신앙에 내포된 최초의 복음은 ‘좋은 소식’이었다고 한다. 영어단어 ‘가스펠(gospel)’의 원래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좋은 소식이란 또한 새로운 소식이며 예수를 따르던 이들에게 널리 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대 교회가 복음을 현세의 안락함과 천국에서의 평온을 향유하기 위한 도구로 왜곡해왔다고 지적하며 복음은 창조세계 전체를 회복하는 거대한 소식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기독교 신자들조차 복음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한다. 복음이 친근하고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복음을 제대로 믿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신자들이 복음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단 한번도 하지 않고 그냥 지상 최고의 좋은 소식이라는 옷을 입고 전파된 어떤 것으로만 받아들인다.
저자는 예수가 이스라엘과 온 세상에 선포한 복음은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세상의 주도권을 쥐고 계신다는 것이라고 설파한다. 아울러 좋은 소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항상 다르다고 한다. 사도 바울이 말했듯 좋은 소식이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어리석은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리끼는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한 국내 신학자와 목회자 등의 헌사는 휘황하다. ‘톰 라이트가 쓴 많은 책 중 단 한권을 읽어야 한다면 바로 이 책’ ‘복음이 가진 창조와 언약의 거대한 흐름을 그려 보인 화롯가의 언어’ ‘복음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더 분명히 드러낸 표현과 필체’ 등 추천의 글이 구미를 당긴다.
톰 라이트는 바울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신학자이자 교수이며 성직자다.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톰 라이트와 함께 하는 기독교 여행’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학 이해도가 낮은 독자가 읽기엔 약간 딱딱한 점이 아쉽다.
정진영 논설위원 kryjung@kmib.co.kr
“복음은 창조세계 전체를 회복하는 거대한 소식”
입력 2017-03-02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