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프로그램은 역시 주말극이다. 내용이 조금 진부하고 미니시리즈에 견줬을 때 영상미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주말 드라마는 가족 단위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며 매주 토·일요일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든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새 주말극이 제작될 때면 방송가 안팎의 관심이 쏟아지곤 한다. KBS 2TV와 MBC를 통해 오는 4일 각각 첫 방송되는 ‘아버지가 이상해’와 ‘당신은 너무합니다’ 역시 마찬가지다.
토·일요일 저녁 8시에 전파를 탈 예정인 ‘아버지가 이상해’는 KBS 주말극의 전통적인 문법을 그대로 가져온 작품이다. 다정다감한 아버지 변한수, 생활력 강한 어머니 나영실을 축으로 이들의 자녀 4명이 겪는 각양각색 스토리를 담는다. 변한수 역에는 김영철이, 나영실 역에는 김해숙이 캐스팅됐다. 이들 부부 슬하에 있는 4남매 역은 각각 이유리 정소민 류화영 민진웅이 맡는다.
이들 외에도 류수영 이준 이미도 등도 출연해 맛깔 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전작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양복점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변한수가 주인인 작은 분식집이 작품의 무대다. ‘굳세어라 금순아’(2005) ‘오작교 형제들’(2011∼2012) 등을 집필한 이정선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이재상 PD는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KBS 주말극의 목표는 시청자에게 ‘우리도 저 가족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들이 선보일 드라마 역시 그런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철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온 국민이 한 가족이 되었으면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막장’이라는 지적을 받은 ‘불어라 미풍아’ 후속작인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토·일요일 밤 8시45분에 방영된다. 소재는 독특하다. 인기 가수 유지나, 그를 흉내 낸 모창가수 유쥐나가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이들 두 인물이 그려내는 애증의 이야기를 담는다. 유지나 역은 엄정화가, 유쥐나 역은 구혜선이 맡는다. 강태오 정겨운 손태영 전광렬 정혜선 강남길 김보연 등도 출연한다.
‘당신은 너무합니다’ 제작발표회도 ‘아버지가 이상해’와 같은 날인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열렸다. 백호민 PD는 “성공을 위해 모든 걸 버린 여자와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창가수가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엄정화와 구혜선은 완벽한 캐스팅이었다”며 “시청자들이 이들 두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엄정화가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건 ‘마녀의 연애’(2014) 이후 3년 만이다. 그는 “50부작에 달하는 긴 호흡의 작품이어서 인물의 깊은 곳까지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아버지가 이상해’ ‘당신은 너무합니다’, 주말 안방극장 사수 명 받았습니다
입력 2017-03-02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