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 “북한은 연쇄 규범 파괴자”

입력 2017-02-28 21:35 수정 2017-03-01 00:19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북한을 ‘규범 파괴자(norm-breaker)’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핵·미사일뿐 아니라 화학무기로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자격 박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연설에서 “말레이시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북한의 극악무도한 행위에 국제사회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무관용의 자세로 책임규명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정권이 김정남 피살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확정한다면 북한의 제네바 군축회의 회원국 자격 문제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연쇄 규범 파괴자에게 권위 있는 규범을 만드는 회의장에 앉아있을 자격을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지난 12일 실시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언급하며 “북·미뿐 아니라 동아시아와 유럽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전조(前兆)로써 이제 어느 누구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김정남 피살에 VX가 사용됐음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은 북한의 화학무기 능력과 실전 사용 가능성을 국제사회에 일깨운 경종이 됐다”며 “북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군축회의 회원국 모두가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연설이 끝난 후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만나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