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일 전 유엔주재 차석대사를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김정남 시신 인수와 북한 용의자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28일 말레이시아를 찾았다.
이 전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의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말레이시아와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방문했다”며 “체포된 북한 시민(이정철)을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 전 차석대사는 “체류 기간 동안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김정남)의 시신 인수,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양국의 우호 증진 방안을 말레이시아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방침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비롯된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뤄졌다. 양국은 김정남 신원 확인과 시신 인도에서부터 북한 용의자 신병인도와 수사협조 문제에 이르기까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앞서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과 결탁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말레이시아에서는 북한과 단교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편 현지 경찰은 이정철(47),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의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검찰에 수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독극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검 결과 신경작용제 VX가 살인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들에게 살인혐의를 적용해 이르면 1일 기소할 방침이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北 이동일 前 유엔주재 차석대사, 말레이 현지서 “이정철 석방하라”
입력 2017-02-28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