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성 北 외무성 부상, 中 초청 받고 전격 訪中

입력 2017-02-28 18:26 수정 2017-02-28 21:09

이길성(사진) 북한 외무성 부상이 28일 중국 정부 초청으로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조치와 김정남 암살 등 북한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했다”며 “왕이 외교부장, 류전민 부부장, 쿵쉬안유 부장조리와 만나 양국 간 공통관심사와 국제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중(訪中)은 지난해 5월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이후 9개월 만이다. 이 부상은 4일까지 머물 계획이다.

이 부상의 방문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와 김정남 암살 사건 ‘출구 전략’ 모색 성격이 강하다. 중국이 지난 19일부터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북한은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은 27일 국회 정보위에서 중국의 조치로 지난해 북한 외화수입의 23%에 달하는 7억8000만 달러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극성-2형 발사와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심화되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북한은 이날 이 부상을 중국에 보냄과 동시에 이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도 말레이시아로 급파했다. 중국이 이 부상을 초청한 만큼 한국의 사드(THAAD) 배치가 가속화되는 것을 염두에 둔 중국의 ‘북한 끌어안기’일 가능성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석탄 금수 조치는 중국이 북한에 ‘조만간 대화 채널을 마련할 테니 그때까지 도발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 부상의 방중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성택이 살았을 때는 김정남을 만나면 얻을 정보가 있었지만 장성택이 처형되고 나니 전부 차단됐다”고 말했다. 또 “ 탈북자에게 물어보면 북한에서는 (김정일 김영숙이) 정식 결혼해서 낳은 설송 춘송을 적통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현길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