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사령탑’ 미래전략실 58년 만에 해체

입력 2017-02-28 17:39 수정 2017-02-28 21:33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28일 완전히 해체됐다. 이로써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시작된 삼성 미래전략실은 5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래전략실을 지휘하는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팀장 7명은 사임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 중심의 자율 경영 체제가 ‘뉴 삼성’을 이끌 전망이다.

삼성은 이날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을 일괄 기소하자 곧바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삼성은 각 계열사의 자율 경영, 그룹 사장단 회의 폐지, 대관 업무 조직 해체 등을 쇄신책으로 내세웠다. 일정 금액을 넘는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은 이사회나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을 거치기로 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모든 책임이 미래전략실에 있음을 통감한다”며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통해 자율 경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체되는 입장에서 후속 조치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동안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심려를 끼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미뤄졌던 삼성 사장단 인사는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물꼬를 텄다. 삼성SDI는 이날 정기주총소집 이사회를 열고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전영현 사장은 다음 달 24일 정기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전 사장이 맡았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부사장)이 내정됐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