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을 비롯한 시민 2000여명은 제98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그날의 함성’을 재현했다.
이날 행사는 1919년 부산·경남지역 3·1 만세운동에 불을 붙였던 부산 좌천동 일신여학교에서 시작됐다. 시민들은 일신여학교∼좌천동주민센터∼수정시장∼동구청간 1.5㎞를 행진하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행사는 구민이 직접 연출하고 배우로 참여하는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재현극 ‘양철 지붕위의 청개구리’를 비롯해 스토리가 있는 거리행진과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일신여학교∼동구청 광장까지 거리행진은 일본인 헌병 30여명과 한국마사회 부산 동구 문화공감센터에서 말(馬) 4필을 등장시켜 생동감 있게 진행됐다. 특히 수정시장 사거리에서는 만세 행진에 놀라 도망가는 일본인, 참여 주민과 일본헌병의 전투장면 등을 연출해 3·1 만세운동의 참뜻을 기렸다.
거리행진 중에는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과 독립군 애국가에 맞춰 모두가 참여하는 ‘민족화합 한마당 태극기 플래시몹’ 등도 펼쳐졌다.
동래여고의 전신인 일신여학교는 호주 선교단에 의해 1895년 좌천동에 설립돼 여성교육에 힘썼으며, 부산·경남지역 3·1 만세운동의 첫 불씨를 당기고 각 지역 만세운동을 이끄는 구심점이 됐다. 이 때문에 일신여학교는 독립운동의 산실로 역사적·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5월 부산시 기념물 제55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앞서 동구는 15일부터 구청광장에서 민족대표 33인에게 헌화를 실시하며 가로기, 태극기 나무, 바람개비, 태극기 동산, 태극기 연 등 태극기 물결을 조성했다. 또 독립선언서, 항일운동발자취, 민족대표 33인에 대한 이야기 등도 패널로 전시했다.
구청 관계자는 “박재혁, 최천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만세운동뿐만 아니라 광복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재현행사에 이어 1일 동래고와 동래시장에서 학생과 시민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래 3·1독립만세운동’이 재현된다.
한편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98년 前 그날처럼… 일신여학교 ‘독립만세’ 재현
입력 2017-02-28 21:54